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가 잘 굴러가지 않는다면 한번 생각해보세요. 수평적 조직이라는 미명하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애매하게 결정의 무게를 나눠지려 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은 그걸 정확히 압니다. 조직문화가 강력한 내적 동기로부터 촉발되지 않았다면, 그 누구의 것도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신가요
- 내가 주도해 만든 문화인데 내 것 같지 않다
- 잘 안 지켜질 때 구성원에게 실망과 원망이 든다
- 결정을 "다 같이 논의해보자"로 넘기는 일이 잦다
- 강한 문화로 빠르게 크는 회사가 부럽다
- 컬처덱을 써놓고도 입 밖으로 설명하기 어색하다
이중 두 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문화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오너십의 문제입니다. N분의 1로 나눠서 정리한 문화는 N분의 1만큼만 지켜집니다.
실제 사례 — 게임회사 대표
컬처덱 리뉴얼 자문으로 시작한 커피챗이 경영자 코칭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처음엔 약 3년 만에 진행하기로 한 '컬처덱 리뉴얼'에 대한 자문이 필요해 주변 대표님의 추천으로 코치님과 커피챗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직문화에 대한 저의 생각과 고민에 대한 대화가 깊어질수록, 제 안에 단단히 막혀있던 진짜 병목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늘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를 지향해 왔습니다. 하지만 코치님과의 대화 속에서 깨달았습니다. '모든 걸 N분의 1로 나눈다'는 수평적인 명분 이면에는, 사실 결정의 무게를 피하고 실패했을 때 구성원들에게 동반 책임을 묻고 싶었던 제 비겁한 방어기제가 숨어 있었다는 것을요.
그렇다 보니 제가 주도해서 만든 조직문화인데도 내 것 같지 않았고, 일하는 방식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땐 함께 의견을 냈던 초기 구성원들에게 묘한 실망감과 원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겉으로는 수평을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강력한 조직문화로 쾌속 성장하는 다른 기업들을 보며 깊은 부러움과 아쉬움이 혼재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백지상태에서 제가 진짜 꿈꾸는 조직의 모습을 끄집어냈습니다. 포장된 단어가 아닌 아주 솔직하고 '날것의 용어'들이 쏟아졌습니다. 놀라운 것은, 제 이야기가 아무리 투박하고 거칠어도 코치님은 저를 마치 '세상 최고의 비저너리'인 것처럼 대우해 주셨다는 점입니다. 그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저는 거대한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수차례의 코칭 대화를 거치면서 제 안에 꿈꾸던 조직의 모습이 분명해지고, 이것을 리더들과 나누는 훈련을 몇 차례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매출과 단기 목표에만 매몰되어 있던 우리 리더들에게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를 여전히 투박하지만 진심을 다해 계속 설명하고 전파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코치의 관점 — 이 사례에서 실제로 한 것
컬처덱을 다듬지 않았습니다. 백지에서 다시 꺼냈습니다.
1. 포장된 단어를 금지한다
'자율' '신뢰' '도전' 같은 말은 일단 금지어로 둡니다. 이 단어들은 모두가 동의하지만 아무도 같은 걸 떠올리지 않아서, 써놓으면 정리된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습니다.
2. "내가 진짜 원하는 조직"을 대표가 먼저 혼자 꺼낸다
구성원 의견 수렴부터 하지 않습니다. 투박해도 괜찮고, 정돈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진짜 말이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대표님이 스스로 놀라는 지점이 나옵니다 — 수평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강한 문화를 부러워하고 있었다는 것처럼요.
3. 다듬기 전에 먼저 말한다
완성된 문장을 기다리면 영원히 못 꺼냅니다. 투박한 채로 리더들에게 먼저 말하고, 반응을 보며 다듬습니다. 이 사례의 대표님도 "여전히 투박하지만" 계속 설명하는 단계로 올라갔습니다.
순서를 바꾸면 결과가 바뀝니다. 대표가 먼저 정해야 구성원이 참여할 대상이 생깁니다. 백지를 내밀고 "함께 채웁시다"는 참여가 아니라 떠넘기기입니다.
비슷한 고민이 있으시다면
컬처덱이나 조직문화를 손보는 과정에 앞서, 문서 정리보다 대표님이 진짜 원하는 조직을 먼저 꺼내는 게 순서입니다.
* 실제 고객 후기를 바탕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세부 정보를 제외하고 재구성한 기록입니다.


